오랜만의 성수동 방문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둘러보며 핫플을 찾아보다가 성수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 한 가게가 눈에 들어옵니다. 백억포차 가게 이름보다 벌교꼬막찜, 홍가리비, 자연산 거북손, 통영석화 등 다양한 해산물이 적혀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안주류만 봐도 성수에서 가장 핫한 해물포차로 보여져서 호기심에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가게안으로 들어가니 플라스틱으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전형적인 포차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음악은 최신곡이 흘러나오고 비교적 볼륨이 높은 것으로 봐서 주 고객층이 2030인것을 유추할 수가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여러가지 메뉴들중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역시 해산물 바다세트, 오늘의 추천메뉴 벌교꼬막찜, 홍가리비찜, 통영석화를 묶어서 세트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메뉴만 묶어서 세트로 구성하다니 사장님이 미식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며 주문을 합니다. 안주 가격이 억단위로 표시되어 있는게 주문을 하면서 마치 만수르가 된 기분을 느껴봅니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자 1번 안주 통영 석화가 나왔습니다. 검은색 테두리와 우윳빛 속살의 대비가 확실하여 신선해 보이는 석화에 초고추장, 저민 마늘과 청양고추로 가니쉬를 한 매우 맛있어보이는 비주얼의 석화입니다. 알콜로 가볍게 입안을 소독한후 석화를 먹으니 바다의 농축된 감칠맛이 입안에서 폭발을 합니다. 성수에서 맛보는 바다의 향에 감탄사가 나오게 됩니다.
굴에 이어 2번타자로 벌교꼬막이 안주로 나왔습니다. 제철 해산물로 아주 좋은때입니다만 비주얼을 보니 너무 삶아서 입이 전부 벌어져있고 검붉은 속살이 전부 익어버린 오버쿡 상태입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잔뜩 삶은것 같아보이지만 꼬막 특유의 바다향이 모두 빠져버린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꼬막의 뒤를 이어 홍가리비찜까지 나왔습니다. 흰가리비보다 알은 작지만 맛이 농축되어 제철에 먹으면 더욱 맛나는 홍가리비의 속살을 맛보니 씹을수록 단맛이 배어나오는게 참기 힘든 제철 가리비의 맛입니다.
석화, 꼬막, 홍가리비 조개 삼총사로 이루어진 세트1번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며 술이 땡기게 됩니다. 겨울철 최고의 제철 술안주 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생굴먹고 소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꼬막먹고 맥주한잔해서 감칠맛 느껴보고, 홍가리비찜먹고 소맥먹고 입안이 즐거우니 술이 끝도없이 들어가게 됩니다.
맛있게 해물세트를 즐기고 자리를 둘러보니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에 비해 자리가 조금 휑하게 느껴져서 잘 알려지지 않은 맛집을 발굴한것인가 하는 좋은 생각이 들지만 조금 지나자 손님들이 미친듯이 몰려오는게 아마 2차로 많이 오는것처럼 느껴집니다.
성수동에서 취향저격인 해물포차를 찾게되어 매우 기분이 좋으며 다음에 성수동 부근 들를일이 있다면 약속을 꼭 이곳으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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