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앱에서 어떤술을 마실까 뒤적뒤적이다가 새로운 술을 발견합니다. 사천고량주(四川高梁酒)라고 쓰여있으며 500ml 2병에 32000원이라는 비교적 착한가격에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호기심이 생겨서 상품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니 산동성 공부주방에서 만든 고량주이며 2014년, 2015년 골든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아니 산동이라면 칭따오로 유명한 산둥반도 부근의 지역인데 중국 쓰촨성의 명물인것처럼 사천고량주라는 이름을 쓰다니 참으로 정체가 무엇인지 신기한 마음에 직접 맛을 보아야겠다는 결론이 내려저 주문을 하게 됩니다.
주문을 하고 며칠후 동네 GS25 편의점에서 사천고량주를 픽업해서 집으로 가져옵니다. 패키지를 뜯고 외관을 살펴보니 사천고량주라고 병외부에 정말로 인쇄가 되어있는것이 확인됩니다. 산둥성에서 제조한 사천고량주는 도데체 어떤 이유로 그와 같은 네이밍이 되었는지 좀더 살펴보기로 합니다.
제품 뒷면의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니 제조원은 QUFU KONGFUQUAN 즉, 산둥성 취푸 曲阜(곡부)에 위치한 공부주방(孔府酒坊)에서 만들었다는 것과 국내에는 유한회사 금용을 통하여 수입 및 유통이 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취푸는 우리나라 발음으로 곡부라고도 불리우는 중국 산동성의 도시이며 관광지이자 공자의 고향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국내에서는 유명한 공부가주도 이곳에서 만들어지며 코스트코 및 이마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많이 살펴볼 수 있어 국내에서 익숙한 고량주 생산지역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유명한 연태고량주와 공부가주로 알려진 산둥성에서 사천고량주를 내놓았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맛으로 판단을 하기 위하여 사천고량주를 오픈, 바이주의 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도자기잔을 세팅하고 안주로는 가장 익숙한 중화요리인 짜장면을 준비해봅니다.
사천고량주를 따르고 한잔, 두잔 섬세한 맛의 차이를 느끼면서 테이스팅을 해보니 이건 어디선가 많이 경험한 그맛이 바로 떠오릅니다. 쓰촨성 특유의 고도주에서 이러나는 맑고 깨끗한 맛보다는 연하고 다양한 곡물이 가져다주는 약간 쿰쿰한 뒷맛의 연태고량주가 떠오릅니다. 얀타이구냥이 아닌 얀타이까오량의 그맛이 기억의 저편에서 살아나오는 느낌입니다.
연태고량주는 수십가지의 종류가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연태양조공사에서 만드는 옛고자(古)를 쓰는 연태구냥제품입니다. 테이스팅 했던 사천고량주는 공부주방에서 생산되었던 높을고(高)자를 쓰는 연태까오량 제품의 맛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다시한번 제품 상세페이지를 자세히 보니 YANTAI GAOLIANG 이라고 영문으로 쓰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병모양도 마크도 영락없는 연태고량의 모습인것으로 보아 아마도 국내 연태구냥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제품은 그대로하고 유명한 사천지역의 이름을 써서 내놓은 제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신기한 술을 보아서 테이스팅을 가졌는데 기존 제품의 맛을 보니 실망스럽기도하고 라벨만 바꾼것 같아서 조금 의아하기도 합니다. 사천과는 상관이 없어보이는 사천고량주 참으로 가슴이 아픈 시음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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